의도하지 않았다.
비가 그친 어느 오후!!! 길을 걷다 골목 아래를 내려다봤다. 예전부터 찍으려다 제대로 못찍었던 저 <은하수> 간판!
늘 차로 지나가다보니, 주변에 차가 정차되어있으면 그냥 지나치고 또 지나치고 했는데... 그냥 걸었다. 걷다보니 역시 생각보다 예쁜 구석이 정말 많았다 .^^
<은하수> 저 곳은... 여인숙이다. 지금 10대, 20대들은 잘 알지못 할 수도 있는 여인숙! 여관, 모텔의 옛날버전이랄까?
사실 이 동네에 꽤 오래 살았음에도, 여인숙이 있는 골목은 익숙치 않다.
우연히 셔터를 눌렀는데, 두가지가 같이 찍혔다. 울퉁불퉁! 정비되지않은 오르막 길! 거길 오르고 계시는 수레끄는 할아버지!
서동의 지금이 고스란히 찍혔다. 이 사진 한장속에~
과거를 담고있는 현재! 2020년 속에 1980년대 쯤일까?
사진 속 동네는 제법 감성적이다. 요즘 트랜드가 된 레트로 감성이랄까? 감성, 추억이 모두 담긴 느낌이랄까?
현실은... 감성적이고, 서민이 살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물가의 지역이지만, 재평가가 너무 늦게 되고있다.
재개발이 된다는 소문때문에 동네 구석구석은 하나둘 어설프게 부서지거나, 그냥 빈집이 되었다. 작고 빽빽한 집들, 기다란 골목! 이 골목의 방 한칸 한칸 모두 사람들로 들어차 있던 20여년 전의 부흥에 비하면 지금은 그야말로... 죽은 동네! 죽은 도시!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한 단어! 한 문장!으로 정의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재개발은... 아니 재개발이 된다고 하고, 되지않고 있는 이 동네는 그야말로 죽어가고 있다. 그냥 그대로 두었거나, 조금의 정비를 통해 집도 고치고, 길도 고치고, 조금씩의 지원만 있었다면 동네는 오히려 활기를 띠었을 것이다.
좁고, 긴 오래된 골목! 낡고, 작은 집! 골목과 집은 하나두개가 아니라 수도없이 많다. 즐비한 골목과 집! 하지만 골목과 집은 비었다. 아니 노인과 고양이들이 산다.
우리가 사는 동네! 레트로 감성이 느껴지는 감성동네긴 하지만, 이 동네가 갖고 있는 매력을 점점 잃어간다.
낡고 오래된 동네의 매력! 수도 없이 즐비한 좁고 기다란 골목!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동네에는... 없이 사는 노인과 없는 고양이가 산다. 없는 그들을 위해서는... 허황된 희망만 주는 재개발이라는 단어보다는, 지금의 상태를 유지하며 조금씩 고치고, 재정비해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도시재생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꼭 한국만 생각할 필요없이, 외국의 여러 나라들 중 골목이 유명한 곳들은 제법 많다. 카피는 절대 나쁜것이 아니다. 필요한 부분은 어느정도 베낌의 미학이랄까? 따라해가며, 고쳐가며, 새롭게 바꿔갈 필요가 있다.
경제적인 여러 부분을 고려한다지만, 대부분의 부산에서 도시재생을 한 곳들을 들여다보면,,, 하다만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경제성이 떨어진다. 할려면 제대로 하고, 지원을 해주려면 제대로 해주고, 강구책을 명확히 해줘야할 것 같다.
보드블럭만 바꿔주고, 벽에 한두칸 색칠만 해주는 걸 "여기 도시재생 했네~" 하지 않았으면 한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집들이 있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살았던 곳이라서 보상의 문제나 여러가지 부딫쳐야할 협의점이 많을 것이다. 차라리 그런 보상의 문제들을 다 뒤로 하고, 동네의 좁고 기다란 골목을 지키는 쪽을 택하는건 어떨까 생각했다.
노인과 고양이가 사는 동네! 좁고 기다란 골목이 즐비한 동네! 누군가의 추억과 감성을 자극하기에 부족하지만은 않다는 생각과 함께!!!
봄비가 내리는 어느 오후!
오래된 골목! 그 길을 걷는 노인을 보며...
'서동 골목 여행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이 빛나는 밤에 (0) | 2020.03.30 |
---|---|
같은 곳, 다른 날씨! (0) | 2020.03.28 |
길고 긴 길 끝에는 핑크빛 융단이♡ (1) | 2020.03.26 |
같은 장소! 다른 시간! (0) | 2020.03.26 |
같다? 다르다? 같지만 다른 골목길 여행 (0) | 2020.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