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완연한 4월의 늦은 오후!
해가 제법 길어졌는지 늦은 오후가 되어도 해가 질생각을 하지않는다. 맑은 하늘엔 구름이 두점! 그림같이 산 등성이에 떠있다.
그리스의 산토리니섬, 통영의 동피랑마을, 부산의 감천문화마을, 초량 이바구길 등 골목이 즐비한...
골목이 특색이 되는 동네는 많다. 산토리니, 동피랑, 감천문화마을, 이바구길!!! 공통점은... 바다다. 마을에서 바다가 보이거나 바로 바닷가 마을이다. 서동의 좁고 오래된 길다란 골목과 모양은 닮아있지만, 다른점!!! 바로 바다다.
바다가 있는 동네! 생각만해도 속이 트이고, 시원해지는... 기분마저 청량해진다. 하지만 문득... 바다가 보이는 동네! 바다 바로 앞 동네에 산다면...
아 좋을 것 같아^^ 하다가...
ㅡ통영의 바닷가마을에서 나고 자란 엄마와 바닷가에 덩그러니 자리한 영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남편을 떠올린다.
ㅡ바다는 보는걸로 충분해! 그리고 요즘은 바다보다 산이 좋아. 차로 지나가기만 하면되.
ㅡ너는 그 소금끼가득한 빨래, 옷 모르지? 바닷가는 그냥 눈으로만 보고 예쁘다고 생각하고, 하루이틀 놀러나 가서 보고 기분좋게 돌아오면 되.
바닷가에서 로컬로 살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바다는 없지만, 산과 가까운 이 오래된 좁고 길다란 골목을 떠올린다. 서동에는 바다가 없다. 부산 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곳이 해수욕장, 바다임에도... 우리동네 서동에서 바다는 멀다. (바다로 가려면 자차로는 적어도 20분이상,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는 적어도 1시간정도는 가야 볼 수 있다.)
바다는 없지만, 형상은 위 유명한 장소들과 흡사한 오래된 동네의 주택가 골목!
좁고, 긴 오래된 골목에 낡은 주택이 빼곡하게 들어찬 빈티지한 곳.
푸른 바다대신, 녹음이 짙은 산이 자리하고있는 예쁜 동네!
윤산을 등지고 빼곡하게 들어서있는 동네의 얽히고 섥혀있는 거미줄같은 골목!
푸른 바다를 한번씩 보며 힐링하는건 행운이지만,
녹음이 짙은 푸른 산을 매일보며 사는건 행복이다.
푸른 바다 조망을 가진 높은 아파트에서 매일아침 수평선 너머 일출과 일몰을 보는건, 매일이 여행지에 있는 들뜬 기분이겠지만... 산이보이고, 집집이 낮은 집들에 골목골목이 훤히 보이는 동네에서의 톤다운된 색감으로 시작하는 하루는 안정이다. 정서적 평온함과 안정!
모두 장단점은 있겠지만, 직접 거주하는 로컬민의 입장에서는 후자쪽이 좋다. 아무래도 매일하루하루가 들뜨고 설렌다. 긴장되는 느낌으로 사는것 보단, 안정되고 편안한... 평온함이 있는 장소가 집인게 좋을 것이다.
낮은 주택가 건물이 즐비해있어, 옥상에만 올라가도 시야가 훤하다.
낮은 아파트 창가에서 동네를 바라봐도 동네의 전경과 푸른 산이 한눈에 담긴다.
이런걸 조망권이라고 하나?
내 눈에 내 집앞 조망이 훤하게 드러난다. 지대자체는 높고, 건물들은 낮다보니 조망권이 보장되있다.^^
이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지?
햇살좋은 날~ 여전히 주택가 옥상에는 햇볕냄새 가득한 바짝 마른 빨래가 널려있다.
기분 좋은 봄날!! 옥상에 올라 탁탁 털어 빨래를 널고, 잠깐 뒤돌아 구름한점 보이는 하늘과 푸른 산, 동네를 바라보는건 힐링이다.
잠깐 바쁜 내 일상에서 요즘 유행하는 슬로우라이프를 떠올리며, 앉아본다. 커피한잔을 들고 나와 앉아 차도 마시고, 전경에 취해본다. 커피숍 야외 테라스보다 자유롭고, 편안하다. 신발벗고 마음대로 다리를 올려놓고, 혹은 눕기도 한다.
돗자리 하나 펼쳐놓고, 얇은 이불 깔고, 좌식 테이블에 커피한잔 올려두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는 기분!!! 자연그대로의 풍경이 예쁜 노상 홈카페에서 만끽하는 봄♡
커피숍이 주는 절제된 인테리어나 정형화된 자리에 지어져 통째로 바라보는 풍경의 예쁨은 없지만... 우리집 노상 카페는... 자유다.
오래된 주택가 옥상에서 바라보는 동네는 힐링 그자체다.
봄기운 만연한 서동의 주택에서 주택가 골목을 바라보며...
산, 하늘, 구름이 어우러진 햇살 좋은 4월의 어느 늦은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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